마을의 회복을 위한 땅 밟기.
포이동 266번지(현 개포4동 1266번지) 재건마을. 군부독재 시절이던 1981년부터 정부와 강남구청이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빈민들을 강제 이주시켜 조성된 마을이다.
지난 6월 12일, 이 마을에 화재가 발생했다. 불에 취약한 판자촌 96가구 중 75가구가 전소되었다. 가난하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주민들은 화재 이후에도 흩어지지 않고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공동생활을 시작했다.
하루 아침에 안식처를 잃어버린 마을 주민들을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고민 끝에 우선 마을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연합 예배를 드리기로 하였다.
약속된 예배 당일. 주일 오후 4시라는 애매한 시간임에도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 사람들은 순식간에 200명을 넘겼다. 많은 사람들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예배의 마지막 순서로, 우리는 땅 밟기를 진행했다. 화려한 타워팰리스 아래 자리 잡은 측은한 이 마을이 조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한 걸음, 한 걸음 땅을 밟아 갔다. 하나님께서 모든 탐욕과 폭압의 권세로부터 이 마을을 반드시 지키시도록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그리고, 마을이 회복되는 날까지 계속해서 주민들과 함께 연대하기로 약속했다.
주거 복구. 그러나, 용역들의 강제 철거.
연합 예배 이후에도 강남구청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화재 잔재가 산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조차 치우지 않고 방치했다. 결국 마을 주민들은 언제나 그렇듯 스스로의 힘으로 마을을 재건하기로 결정했다.
8월 11일. 1차로 복구한 할머니 숙소 2채와 할아버지 숙소 1채의 완공식이 진행됐다. 춤도 추고, 풍악도 울리며 서로를 보듬고 격려했다. 그리고 곧장 2차 주거복구에 들어갔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8월 12일 오전 5시, 모두가 잠들어 있던 그 시간에 140여 명의 구청직원과 용역 깡패들이 기습 강제 철거를 자행했다. 주민들 일부는 저지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강남구청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복구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쉽게 철거하지 못하도록 일시에 최대한 많은 집을 짓기로 했다. 일손이 많이 필요했다. 함께 예배를 준비한 단체들에게, 그리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에게 제안했다. 포이동으로 희망의 집을 지으러 가자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작은 힘들이 모여 자재를 나르고 벽을 세웠다. 벽 위로 다시 작은 힘들이 모여 지붕을 올렸다. 그렇게 사람과 사람의 연대로 새로운 희망을 지어갔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언제 또 용역들이 쳐들어와 강제 철거를 자행할지 모를 일이었다. 피곤한 몸이었지만 차마 그냥 갈 수가 없어 결국 마을 지킴이로 남았다.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는지 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다. 제법 쌀쌀한 밤이었지만 마을 주민들이 제공해 준 얇은 모포에 의지해 밤새 마을 입구를 지켰다. 다행히 용역들은 나타나지 않았고 우리는 그날 밤, 무사히 마을을 지켜냈다.
우리가 지켜가야 할 희망.
주민들의 강한 주거 복구 의지에도 불구하고 강남구청은 계속해서 거짓말과 말바꾸기로 일관했고, 기어이 9월 29일 새벽 4시에 용역 40명과 포크레인을 동원해 기습 철거를 자행했다. 더 확고한 복구 의지의 표현과 더 많은 사람들의 연대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매월 첫째, 셋째 수요일 저녁마다 촛불 문화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촛불 문화제를 시작하는 날, 오랜만에 마을을 다시 찾았다. 우리 모두가 땀 흘려 지은 집들이 아직 잘 버티고 있었다. 감사하게도 몇몇 집들은 주민들이 살기 시작했다. 집 안 가득한 가족의 따스함이 창밖으로 스미고, 그 아래엔 장독대들이 옹기종기 놓였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자재들이 희망으로 지어지지 못하고 맨 땅에 쌓여만 있었다. 어서 속히 나머지 집들도 지어져서 주민들의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야 할텐데, 점점 추워지는 계절의 변화는 왜 이리도 빠른 것인지......
이제 곧 겨울이다. 그러나, 강남구청의 강제 철거 협박 속에 주거 복구는 아직도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추운 겨울, 주민들의 마음마저 얼어붙지 않도록 우리의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포이동에 희망의 집이 다 지어지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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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성서한국 소식지 (2011년 12월)에 기고한 글입니다.
* 현재 포이동 재건마을은 11월 11일에 주거 복구를 완료하고 12월에 입주식을 할 예정입니다.
다행히 강남구청이 이를 사업계획 시행 시까지 임시주택으로 인정한다고 서면으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강제이주 인정과 토지변상금 철회 등의 과제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모든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포이동 공대위 바로가기 : http://club.cyworld.com/poi-aza
2011/10/12 - [♡ 정의·평화+연대/포이동 266번지] - 포이동 266번지 재건마을의 회복을 기다리며
2011/10/12 - [♡ 정의·평화+연대/포이동 266번지] - 포이동 266번지 재건마을의 어제와 오늘
주민들의 강한 주거 복구 의지에도 불구하고 강남구청은 계속해서 거짓말과 말바꾸기로 일관했고, 기어이 9월 29일 새벽 4시에 용역 40명과 포크레인을 동원해 기습 철거를 자행했다. 더 확고한 복구 의지의 표현과 더 많은 사람들의 연대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매월 첫째, 셋째 수요일 저녁마다 촛불 문화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촛불 문화제를 시작하는 날, 오랜만에 마을을 다시 찾았다. 우리 모두가 땀 흘려 지은 집들이 아직 잘 버티고 있었다. 감사하게도 몇몇 집들은 주민들이 살기 시작했다. 집 안 가득한 가족의 따스함이 창밖으로 스미고, 그 아래엔 장독대들이 옹기종기 놓였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자재들이 희망으로 지어지지 못하고 맨 땅에 쌓여만 있었다. 어서 속히 나머지 집들도 지어져서 주민들의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야 할텐데, 점점 추워지는 계절의 변화는 왜 이리도 빠른 것인지......
이제 곧 겨울이다. 그러나, 강남구청의 강제 철거 협박 속에 주거 복구는 아직도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추운 겨울, 주민들의 마음마저 얼어붙지 않도록 우리의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포이동에 희망의 집이 다 지어지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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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성서한국 소식지 (2011년 12월)에 기고한 글입니다.
* 현재 포이동 재건마을은 11월 11일에 주거 복구를 완료하고 12월에 입주식을 할 예정입니다.
다행히 강남구청이 이를 사업계획 시행 시까지 임시주택으로 인정한다고 서면으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강제이주 인정과 토지변상금 철회 등의 과제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모든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포이동 공대위 바로가기 : http://club.cyworld.com/poi-a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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