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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누리 이야기/평화누리 News

평화누리에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안에하나교회 권순익 목사님과...

하나님 돈 좀 주세요. 제발


참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얼마 전, 저는 아주 노골적으로 이런 기도를 했더랬습니다.


"하나님 돈 좀 주세요. 제발"


2012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직면하는

사회의 현실이 너무 답답했기 때문입니다.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희생된 용산 참사가 벌써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힘 없는 세입자들은 무자비한 강제퇴거와 용역들의 폭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쫓겨날 수밖에 없는 현실.


테러진압을 목적으로 창설된 경찰 특공대가 노동자들을 폭도로 상정하고 폭력으로 진압해 버리는 현실.

22명의 안타까운 목숨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했는데도 정부와 쌍용자동차는 뒷짐만 지고 있는 현실.


1000여 명의 용역들을 동원해서 파업중인 노동자들을 사적 폭력으로 진압해 버리는데도

옆에 있던 경찰들은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 현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소중한 이웃들이 불의와 폭력 아래에서 고통스럽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이 불의와 폭력이 있는 현장마다 달려가서 하나님의 정의를 외치고 싶었습니다.

이웃의 고통과 눈물이 있는 현장마다 달려가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상근자라고는 달랑 한 명뿐인 평화누리가 그 모든 현장에 다 달려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어떻게 이 답답한 현실에 응답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상근자가 한명 만이라도 더 있으면 좋겠는데...

그러려면 돈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을 움켜잡고 아주 노골적으로 기도했더랬습니다.


"하나님 돈 좀 주세요. 제발"



예기치 않은 방문


그러던 차에, 지난 9월 3일(월)에 예기치 않은 방문이 있었습니다.

주안에하나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권순익 목사님이 사무실에 찾아오셨습니다.

오셔서는 교회 성도님들이 모은 헌금이라며 후원금을 전달해 주셨습니다.

너무 놀라서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몰랐습니다.


제가 놀란 이유는...


첫째, 돈 좀 달라는 아주 노골적인 기도에도 불구하고 꾸짖지 않으시고 세밀하게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놀라웠기 때문입니다.


둘째, 헌금의 제목이 '사회정의를 위한 헌금'이었기 때문입니다.

보수적인 교회에서 자랐고, 지금도 보수적 신앙을 고수하고 있는 저로서는

한국 교회 안에서 사회정의를 위한 헌금을 공식적으로 모은다는 것이 얼마나 기적같은 일인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그것도 평화누리에 일어났다는 것이 너무 놀라웠습니다.

모아진 금액도 너무 큰 금액이어서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기적같은 일


주안에하나교회의 귀한 헌금을 접하며 후원교회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평화누리를 후원해 주고 계신 무지개교회, 새맘교회, 주안에하나교회, 찾는이광명교회, 행전교회...

이 교회들의 후원이 얼마나 기적같은 일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교회 자체의 살림도 넉넉할 수 없는 작은 규모의 교회들이 평화누리를 후원하고 있다는 사실.

그것도 해외선교나 구제가 아니라 사회정의를 위한 일에 헌금이 모여지고 있다는 사실.

이 모두가 생각하면 할 수록 기적같은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여기에 소중한 한 분 한 분의 개인 회원들까지...

이 기적이 지금 평화누리에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정의와 평화를 위한 용기


부끄럽지만, 최근에 저는 하박국과 같은 절망적인 심정이었습니다.

세상에는 불의와 폭력이 가득한데 왜 하나님은 이런 현실을 용납하시는지...

불의한 권세들의 힘은 너무나 막강한데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살아내려는 평화누리는 왜 이리도 힘이 없고 연약한지...

이 주어진 현실을 어떻게 뚫고 나가야할지 몰라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미 평화누리 안에 기적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제 안에 마구 용기가 샘솟았습니다.

하나님은 불의와 폭력의 현실을 외면하고 계셨던 것이 아니라, 당신의 때에 맞게 당신의 계획대로 움직이고 계셨던 것입니다.


여전히 평화누리는 너무 작고 연약하기만 합니다. 힘이 너무 없습니다.

그러나, 이미 기적같은 일을 보여주신 후원교회와 회원 여러분의 지지에 힘입어

다시금 용기를 내려고 합니다.


평화누리 안에 기적같은 일을 시작하신 하나님께서...

불의와 폭력이 가득한 이 세상 속에서도 기적을 보이실 것을 믿으며 다시 힘을 내려고 합니다.


후원교회와 회원 여러분의 지지가 헛되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운동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온 세상을 전부 바꿔낼 수는 없다 할지라도,

오병이어를 드리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실천해 가겠습니다. 

평화누리가 이 길을 뚝심있게 흔들리지 않고 걸어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함께 해 주십시오.


다시한번 후원교회들과 회원 여러분께 진심을 다해 감사를 드립니다.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암 5:24)



사무국장 최욱준 드림.